이런저런 이야기
언제쯤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여행은 모험과 안전의 줄다리기!

언제쯤 여행을 갈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시기를 우리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70%는 백신을 맞을 수 없거나 거부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원하는 사람이 모두 백신을 맞는다면 그 비율이 70%쯤 되지 않을까 막연히 예측한 비율입니다. 그렇다고 70%가 집단 면역 형성에 충분하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저는 그런 판단을 할 위치에 있지도 않거니와 최근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국내외의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집단면역은 아예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저는 '여행은 모험과 안전의 줄다리기'라 생각합니다.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나 막연한 기대감이 여행을 부추긴다면 반대편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여행을 망설이게 합니다. 두려움이 큰 분들은 아예 인생에서 여행을 배제하거나 타인에게 나의 안전을 보장받는 여행(패키지 여행)을 선택하고, 기대감이 더 큰 분들은 자유 여행을 통해 직접 미지의 세계와 부딪치는 좀 더 모험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죠. 결국 언제쯤 여행을 갈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지금도 용감하게 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있는 반면, 코로나 이전에도 단 한 번도 해외여행을 생각조차 해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해외 여행은 영영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을 테니까요.
약 2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곽튜브KWAKTUBE라는 유튜버가 지난 7월 초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원래 중앙아시아에서 여행을 시작하려 했으나 만 29살로 잔여 백신 신청이 불가능하여 차선책으로 러시아에서 스푸트니크 백신을 접종하고 중앙아시아로 가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긴 것이죠. 나름 스푸트니크 백신이 델타 변이에 강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을 오로지 백신을 맞기 위해 러시아에서 보내는 그를 이해하는 것이 보통의 정서로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단편적인 정보만 전달해서 그렇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면 어느덧 그의 여행기에 동화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저는 그가 코로나의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사실보다도 그의 영상에서 보이는 러시아의 평온한 일상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러시아는 백신(백신의 성능에 대한 논란은 접어 두더라도)을 개발한 국가이기는 하지만 아직 자국민의 백신 접종률이 25%를 살짝 넘긴 정도에 불과하고 2만명 이상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코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당장은 조금 불편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조금씩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세상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백신을 맞게 될 겁니다. 대다수 선진국은 아마도 올해 안에 그렇게 될 거구요. 그럼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높아진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백신이 나오기 전의 전면적인 락다운 같은 조치를 내년 이후에 다시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겁니다.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다 해도 부스터 샷과 마스크 강제화 정도의 조치 정도로 대응하지 않을까 합니다.
여행을 갈 수 있느냐는 ① 내가 백신을 맞았나, ②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높아졌나, ③ 목적지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높아졌나의 세 가지 요인이 중요하지 싶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면 전면적인 락 다운이나 입국을 거부당하거나 강제로 자가격리를 해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결국 여행을 실행에 옮기느냐 못 하느냐는 여행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가 될 겁니다. 모험과 안전의 줄다리기인 셈이죠.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기면 벌써 여행을 떠나는 용감한 여행자들이 꽤 있을 테고 그들의 여행 소식이 SNS 등을 통해 우리에게 계속 전달될 겁니다. 한편으로는 좀 더 안전을 중시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트래블 버블 같은 안전망을 이용한 고가의 패키지 여행도 팔리고 있을 거구요. 그럼 보통의 여행자들 마음 속에서도 서서히 여행에 대한 갈망이 올라오며 저울의 추가 안전에서 모험 쪽으로 서서히 옮겨오겠죠.
모스크바의 마법이 적용된 카타르항공의 항공권입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24시간 이상을 머물면 41만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모스크바를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것도 스카이트랙스 선정 최고의 항공사 순위에서 2011년 ~ 2019년까지(2020년 순위는 아직 발표 전) 9년간 1위 5회, 2위 4회에 빛나는 카타르항공을 타고 말입니다. 물론, 모스크바를 갈 때 중동을 경유하니 오래 걸리기는 합니다.
사실 오늘 글은 이 항공권을 이용해서 가기 힘든 곳을 싸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첨된 도시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극권 내 최대 도시인 무르만스크입니다. 모스크바 - 무르만스크 왕복이 겨우 7만원입니다. 앞의 항공권과 함께라면
1/30(일) ~ 2/1(화) 모스크바 여행
2/1(화) ~ 2/7(월) 무르만스크 여행
2/7(월) ~ 2/10(목) 다시 모스크바 여행
2/10(목) ~ 2/12(토) 도하 여행
을 할 수 있습니다.
무르만스크의 물가를 설명하는 곽튜브KWAKTUBE의 유튜브 영상입니다. 스푸트니크 백신의 1차와 2차 접종 기간 사이를 물가 싼 무르만스크에서 지내기 위해 기차를 타고(돌아오는 것은 비행기) 무르만스크를 갑니다. 하이네켄 맥주 한 캔이 600원, 계란 10개 한 팩이 800원, 아파트 독채가 1박에 만원이랍니다. 아니 오로라 관광지의 물가가 이리 싸도 되는 건가 싶네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롬쇠, 핀란드 이발로, 캐나다 옐로나이프 등 모두 하나같이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데 말입니다. 약 6만원 쯤 하는 오로라 투어비도 날씨나 여러 사정상 관측을 못할 때는 일부 환불도 해 준다네요.(이건 출처가 다릅니다. 곽튜브KWAKTUBE는 여름에 간 것이라 오로라를 볼 수는 없어서요.) 얼마 전에 소개한 노르웨이 트롬쇠를 다녀오는 52만원짜리 항공권이 머쓱해질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면, 원래는 모스크바의 마법을 이용해 무르만스크를 다녀오는 항공권을 소개하려 했는데 정보를 찾다 보니 무르만스크의 물가가 너무 싸더라, 게다가 곽튜브KWAKTUBE의 용감한 여행기를 보다 보니 무르만스크를 가고 싶은 욕망이 뿜뿜하게 되더라, 그걸 종합해서 언제 여행을 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는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용감한 곽튜브KWAKTUBE님 고맙습니다.